중증 치매환자, 요양보호사가 집에서 24시간 돌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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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자 남혜성 날짜작성일 16-07-05본문
중증 치매로 장기요양 1등급 판정을 받은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직장인 A씨는 예정에 없던 5박 6일 출장을 가게 됐다.
다른 식구가 없는 그는 출장 기간 동안 단기보호시설에 어머니를 맡기는 방법을 알아보았다. 하지만 서너 명이 침실을 함께 쓰는 낯선 환경에 어머니는 한사코 발을 들이길 거부했다. 결국 A씨는 지방에 사는 동생에게 부탁했고, 동생은 회사에 휴가를 내고 형 집에서 어머니를 돌봐야 했다.
치매 환자 가족들에게 흔히 닥치는 이런 상황에서 9월부터는 가족들의 운신이 한결 편해질 전망이다. 하루 2만원이면 요양보호사가 24시간, 1년에 최대 6일 동안 환자를 집에서 돌봐주는 ‘24시간 방문요양 서비스’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3일 복지부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장기요양 1, 2등급으로 재가급여를 받는 치매환자에 적용된다. 1등급 치매환자는 1만3,000명, 2등급은 2만5,000명 규모다. 서비스를 신청하면 요양보호사가 집에 머물며 가족 대신 일상적인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며 간호사가 서비스 기간 중 한 번 이상 방문해 환자 건강을 점검한다. 간호사는 환자에게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보호자와 연락하는 역할도 맡는다. 서비스 이용료는 하루 18만3,000원으로, 이 중 1만9,570원을 이용자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한다. 연간 최대 한도인 6일 동안 이용할 때 총 부담액은 11만7,420원이다. 요양보호사와 간호사가 함께 소속돼 있어 방문요양 및 방문간호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수 있는 장기요양기관에 신청하면 된다. 복지부는 8월 중 서비스 대상자에게 개별 안내서를 발송할 계획이다.
24시간 방문요양 서비스는 2014년 7월부터 1~5등급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연간 6일 단기보호시설을 이용(3등급 기준 본인부담금 하루 5,760원)할 수 있게 한 기존 치매가족휴가제에서 추가된 것이다. 국립중앙치매센터 통계에 따르면 가족이 치매환자 돌봄에 투자하는 시간은 하루 6~9시간에 달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치매환자 가족들에게 심신을 치유할 수 있는 힐링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사업도 조만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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