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의학박사 홍혜걸의 건강 지키미 2편! 현대사회의 문명병 ‘요통’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작성자 남혜성 날짜작성일 16-09-28본문
그런데 이런 소파에 앉아 생활하는 것이 익숙해지면 요통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아프리카 마사이족은 요통을 앓는 이가 거의 없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바르고 곧은 자세로 매일같이 먼 거리를 걸어 다니기 때문이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그들보다 경제적으로 더 부유하고 온갖 기술 발전의 혜택을 보고 있는 도시인들 중에 요통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요통은 덜 움직여서 생긴 문명병이다. 문제는 갈수록 안락함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생활 습관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서 있는 것보다 앉아 있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앉은 자세는 선 자세보다 척추에 두 배나 많은 부담을 준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쿠션이 좋은 의자에서 비스듬히 앉아 있을수록 요통이 잘 생긴다. 자동차와 엘리베이터, 리모컨도 마찬가지다. 걷지 못하면 척추를 지탱하는 근육이 약해지고 운동 부족으로 늘어난 체중은 척추에 무거운 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역설적이지만 몸이 편할수록 척추는 고생하는 법이다.
자신의 자세가 좋은지 쉽게 알 수 있는 방법 한 가지를 소개한다. 벽에 등을 대고 바로 선 자세에서 손바닥을 자신의 허리와 벽 사이에 생긴 공간에 넣어보는 것이다. 이 공간이 크면 클수록 당신의 자세는 나쁘다고 보면 된다. 이런 자세일수록 허리가 심하게 S자로 휘어져 있다는 뜻이며, 이 경우 많은 하중이 척추에 가해지기 때문이다.
배는 뒤로, 엉덩이는 앞으로 당기는 기분으로 서야 허리와 벽 사이 공간을 줄여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덜 수 있다. 앉을 때도 등보다 허리가 등받이에 닿는다는 기분으로 척추를 곧추 세워야 한다. 따라서 요통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푹신푹신한 침대보다 얇은 담요를 두세 장 깐 다소 딱딱한 바닥에 누워 자는 것이 바람직하다. 딱딱한 바닥에 누워야 요추가 곧게 펴지면서 바닥에 밀착되기 때문이다.
가장 좋지 않은 자세는 회전과 굴곡이 동시에 척추에 가해지는 경우다. 허리를 굽혀 무거운 물건을 들고 있는 자세에서 갑자기 등을 돌려 뒤를 돌아보는 경우다. 물건을 들 땐 가능하면 자신과 가깝게 끌어당긴 뒤 허리는 편 자세에서 무릎을 굽혔다가 펴면서 들어야 한다.
좋은 자세가 척추 건강의 필요조건이라면 운동은 충분조건이다. 주로 걷기와 수영을 권장한다. 여기에 틈틈이 허리를 움직여주는 스트레칭까지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오래 앉아 있어서 생긴 요통이나 디스크에 의한 요통이라면 허리를 뒤로 젖혀주는 동작이 좋다. 그러나 백화점 직원처럼 오래 서 있어서 생긴 요통이나 노인에게 흔한 척추관협착증에 의한 요통이라면 앞으로 굽혀주는 동작을 반복하는 스트레칭이 좋다.
요통 환자가 저지르는 가장 큰 오류는 아프니까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과거 요통이 생기면 꼼짝 않고 누워있는 침상 안정이 권장됐으나 최근 다소 아프더라도 가벼운 일상생활은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연구결과들이 잇따르고 있다. 통증이 유발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자주 움직이는 것이 좋다. 실내 자전거 타기나 수영이 무릎관절에 좋은 대표적 운동이다. 체중이 직접적으로 무릎관절에 가해지지 않으면서 관절 주위 근육과 인대를 발달시키기 때문이다. 초기 관절염은 이러한 운동요법만으로도 얼마든지 치유가 가능하다. 운동요법이 약물이나 수술보다 절대 시시한 치료가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명심하자. 아프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